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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턱 하나 넘어오는데 65년

"한반도에 따사로운 봄이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4월 17일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 축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으로 기록될 '2018 남북정상회담'이 LA시간으로 오늘(26일) 오후 열린다. 11년 만에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세계열강의 각축장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반도 냉전 구도 해체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회담이 열려 전환기적 남북관계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순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LA시간으로 오늘 오후 5시30분 판문점 북측 구역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어온다. 1953년 휴전으로 MDL이 생긴 이래 북측 최고 지도자가 남한땅을 밟는 건 처음이다. 높이 5cm 정도의 MDL 턱을 넘어오는데 65년이 걸린 셈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앞선 2000년·2007년의 두 차례 회담과 다른 점은 단순히 남북관계만을 개선하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른바 한반도 이슈의 중추 의제인 비핵화를 목표 지점으로 분명히 설정한 담대한 여정의 길목이라는 의미가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하이라이트인 북미 정상 간 '담판'에 영향을 주고, 북미회담 결과가 고스란히 남북관계에 투영되는 상호순환적 메커니즘이 가동된 터라 그 '첫 매치'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핵화·평화체제 문제는 남북 합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미국이라는 '상수'가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 등 여타 한반도 문제 관련 당사국의 관여도 상정해야 한다. 과거에 되풀이됐듯이 남북 정상 간 선언이 단순한 선언에 그쳐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다수 당국자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무엇보다도 남북정상회담 직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북미 정상 간 대좌가 준비돼 있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으로 불리는 선 핵폐기·후 보상의 일괄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내세운 북한과 대립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바로 이 대목에서 운전자 또는 중재자로서 역할 공간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때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지휘했던 문 대통령이 10·4 선언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던 과거의 회한을 뒤로하고 평화의 봄을 실현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2018-04-25

남북 정상 오늘 LA시간 오후 5시30분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30분(LA시간 26일 오후 5시30분) 판문점에서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의 막을 올린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했다. 임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내일 오전 9시 30분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 첫 만남을 시작한다"며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는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공식환영식장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오전 9시 40분께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 도착한 두 정상은 이곳에서 육·해·공군 3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공식환영식에서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과 인사를 나누고 환영식을 마치게 된다. 환영식 종료 후 양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 김 위원장이 1층 로비에 마련된 방명록에 서명하고 남북 정상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할 예정이다. 이어 양 정상은 1층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한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오전 정상회담 종료 후 남북 정상은 각자 오찬과 휴식 시간을 갖고 오후에 다시 만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소나무 한 그루를 공동식수한다. 기념식수 장소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 떼 길'이며, 기념 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다. 기념식수용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후 문 대통령은 대동강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뿌린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새겨진다. 공동식수를 마친 후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친교 산책 후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후 정상회담 종료 후 양 정상의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며, 합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가 결정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 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환송행사는 평화의집 마당에서 열리며 평화의집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2018-04-25

"리설주 참석 여부는 결정 안돼"

남북정상회담 북측 공식 수행원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포함됐다. 26일(이하 한국시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북측 공식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이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이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이용호 외무상,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모두 9명"이라고 발표했다. 또 남측 공식수행원에는 기존 명단에 포함됐던 임 위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외에 정경두 합참의장이 추가로 들어갔다. 하지만 청와대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사진)의 참석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26일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저희로서는 (회담 당일인 27일) 오후에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2018-04-25

"남북회담 성공 기원합니다" 50여개 남가주 한인 단체

LA시간으로 남북정상회담 개최일 전날인 25일 남가주 주요 한인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으로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했다. 정상회담은 LA시간으로 오늘(26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 조금 넘어 LA한인회관에서 최광철 LA민주평통 총무간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50여개 단체에서 120여 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와 참여단체 소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세심한 외교가 거둔 쾌거라고 평가하고 대결에서 화해로 변환하는 역사적인 자리인 만큼 외교적 협상과 화해의 장을 열어 평화통일의 길로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영석 LA민주평통회장은 최근 중앙일보에 실렸던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 교수의 시평에 있는 내용인 "참혹한 전쟁을 치른 국민들로서는 참 평화가 안겨줄 만당한 기쁨보다 더 큰 바람은 없다. 평화가 치유요 회복이요 기쁨인 것이다. 목숨을 다해 회담에 임하기를 소망한다. 평화가 목숨이기 때문이다"를 소개하며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결과로 온 국민이 기쁨을 만끽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남북정상회담 지지 및 성공기원 범미주동포 성명서'를 낭독한 뒤 조봉엽 전 재향군인회장의 선창으로 만세 삼창을 하고, 이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성명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4·27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문구로 시작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착수해야 하며 남북한 해외동포 자유왕래를 비롯한 문화·체육·관광 등의 교류사업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되는 즉시 왕성한 경제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상생과 공존의 길로 들어서도록 합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한인단체와 개인은 오늘 저녁 6시부터 식당이나 집에서 모임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방송을 함께 시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민주평통은 오늘 저녁 6시 한 식당 별관에서 여성분과위 통일 워크숍을 겸해 생중계 방송을 시청할 계획이고 LA지역 진보인사들도 모처에 모여 남북정상회담 과정을 지켜보며 향후 활동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8-04-25

평양에서 흙 한줌 가져온 이유는…

미북 관계가 실타래처럼 꼬여 6자회담이 난항을 겪던 2005년 10월, 빌리 스파크스(사진)는 북한 감시관의 눈을 피해 평양의 흙 한 줌을 손에 쥐었다. 그는 지금 데이빗 김 연방하원 예비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2005년 빌 리차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북한 방문 당시 비서실장 자격으로 동행해 평양과 영변 핵시설을 둘러보았다. 리차드슨은 클린턴 행정부의 유엔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지냈으며, 북한 방문은 개인 자격이었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북한 외무성과 국방성 고위 관계자들과 6자회담 재개를 논의했다. 스파크스에게는 서울과 평양의 극적인 대조가 인상깊었다. 그는 “북한에서 제일 크다는 도서관이 외관은 으리으리 했지만, 내부에는 김일성이 썼다는 책 수백권과, 책 받침대 같은 흔한 물건들이 김일성의 발명품이랍시고 전시되어 있을 뿐이었다”며 “최고위급 관계자(김영남 추정)의 만남 중에도 정전이 일어나 당혹스러웠다”는 기억을 떠올렸다. “마치 뉴욕처럼 사방에서 터져 나오던 서울의 부산한 에너지와 충격적인 대비를 이뤘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그는 최근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한반도의 긴장완화 분위기를 뉴스로 접하며 평양에서 ‘비밀리’에 수행했던 ‘북한 흙 공수 작전’을 떠올렸다. 뉴멕시코에서 알고 지내던 한국전 참전용사가 “북한 땅에서 쓰러진 전우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며 북한 흙 한 줌을 가져와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던 것이다. 스파크스는 “중공군의 습격에 같은 소대의 전우를 모두 잃고 시체들 사이에서 죽은 척하며 간신히 살아남았던 내 삼촌이 떠올라 반드시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다”며 “뉴멕시코에 돌아와 내가 전해준 한 줌의 흙을 느껴보던 용사의 감동이 내게도 생생히 전해졌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많은 이들의 염원이 이뤄지는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조현범 기자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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